美서도 뜨거운 한국 학생들의 과외 열풍

작성자
CLI 아카데미
작성일
2015-10-01 18:22
조회
3663
사설학원 기하급수적 팽창

"어떤 아이도 우리 학원에 오면 달라집니다." "귀댁의 자녀는 대학 준비가 되셨습니까?" "성적 향상은 재능이 아니라 누구에게 배우느냐에 달렸습니다." 영락없는 한국의 사설학원 광고 전단들의 내용이다. 이러한 광고는 미국에 있는 한인 대상 신문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동포들이 몰려 살고 있는 워싱턴 DC와 뉴욕, 캘리포니아 주변에는 한국 유학생과 교민 자녀를 상대로 한 영어와 수학 교습학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페어팩스 카운티의 경우 3년 전만 해도 5개에 지나지 않던 한국학생 상대 사설학원들이 올 들어서는 15개로 늘었다.

영어는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미국의 SAT 영어의 독해(리딩)와 작문(라이팅)을 주로 가르친다.

독해와 작문이 각각 800점 만점이지만 독해의 700점 맞기가 몹시 어려워 사설학원들은 한국에서 미국에 와 중·고교를 다니거나 여기서 태어난 2세들에게 시간당 40달러에서 50달러를 받고 독해를 주로 가르친다.

강사들은 대부분 미국에 유학 왔다가 여기서 눌러앉은 유학생들이 대부분으로 이들의 학벌도 동부 아이비리그 출신들이 많다. 영어강사들의 수입도 좋아 한 달에 최소 1만 달러(약 920만원)에서 많게는 3만 달러 정도를 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근교에서 사설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명문 예일대를 졸업한 이후 한국학생들의 영어지도를 하기로 작심하고 학원을 설립해 호황을 맞고 있다. 이들 한국인 사설학원들이 성업 중인 이유는 '빨리빨리' 문화에 젖은 학부모들과 학생, 그리고 한국 출신 영어강사들이 3박자로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에서 방과 후 자녀 학원 보내기. 과외 열풍이 어디 가랴?

능력 관계없이 무조건 과외

뉴저지주에 사는 박모씨(한국 대기업의 뉴욕 주재원)는 중학생과 고등학생 아들 2명을 영어와 수학 사설학원에 보낸다고 말했다. 이들의 학원비로 한 달에 300만원 이상을 쓴다. 사교육비로 학부모들의 허리가 휘기는 한국에서나 미국에 사는 한인들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의 공·사립 고교들도 한국 출신 학생들 대부분이 사설학원에 다녀 실력을 올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버지니아주 센터빌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다 건강이 나빠져 지난해 말부터 1년간 휴직을 한 한 여자 선생님은 "한국인 학부모들의 교육열에 혀가 내둘러지면서도 존경스럽기도 하다"면서 "유대인과 한국인들의 자녀 교육열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여자 선생님은 그러면서 "유대인들은 장래성이 있는 아이들에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한국인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능력 유·무와 관계없이 무조건 돈을 쏟아 붓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워싱턴=CBS 김진오 특파원 kimoh@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