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짝퉁 영어(broken English)가 만연하는 우리 사회의

작성자
CLI 아카데미
작성일
2014-11-24 17:08
조회
2985
아시아 최대 영어시장 중 하나 한국
서울대학교 영문학과 김성곤 교수(언어교육원장)는 모 언론에 기고한 [영어천국]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우리나라의 영어실태에 관해 진단했다. 먼저 오늘날 대한민국의 영어 열기는 단연 세계 최고급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옥스퍼드대 출판부를 비롯한 영국 출판사들의 영어 학습서에 한국인들이 등장인물로 나오고 김치까지 언급되어 있다는 것이다. 덧붙여서, 한국 사람들에게 문법 교육의 불필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시정되지 않는 한국 영어 교육 현장을 위해 영어판 영문법 책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하여 이제는 한국이 외국 출판사들에 큰 수익을 안겨 주는 아시아 최대 영어시장 중 하나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 교육기관의 관심도 대단해 수년 전부터 초등학교에서도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으며, 대학들은 교양영어를 실용영어로 교체했고, 최근에는 영어 체험 학습을 위해영어마을(English village)’이 생겨났고, '국제 영어대학원 대학교'라는 영어전문 교육기관이 생기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런 전국적인 열기 때문에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에게 한국은 돈 버는 천국이 되었다면서 무자격 원어민도, 또 영어를 잘 못하는 재미교포들도 한국에서는 누구나 돈 잘 버는 영어교사가 될 수 있게 되었다고 김 교수는 진단했다.
아울러 이런 열기로 인해 영어권 국가 어학연수나 영어캠프나 '홈스테이'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으며, 아예 자녀들을 데리고 외국으로 떠나는 엄마들이 많아 미국에는 속칭 '한국인 생과부촌'까지 생겼다고 했다. 심지어 영어 폐지론자들조차도 자신들의 자녀만큼은 영어권 국가에 유학 보내는 경우가 많다면서 한국인들이 영어 사교육에 쏟아 붓는 돈은 가히 천문학적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유학생들의 안타까운 영어 실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는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고 김 교수는 평가했다.
그 실례로 최근 미국에서 귀국한 어느 박사과정 제자에 의하면 세계 각국에서 온 폴부라이트 연구생들 40여 명 가운데 가장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바로 한국인들이었다는 것이다. 못하는 것은 듣기나 말하기뿐 아니라 읽기와 쓰기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이다. 쉬운 수능 영어시험에 만점을 받고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이 원서를 읽지 못하고 영작을 하지 못해 지금 대학들은 비상사태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각 대학교들은 전공과목을 영어로 강의 하겠다고 경쟁적으로 떠들고 있는 것을 보면 황당할 뿐이다. 그들 중 상당수는 그런 영어실력으로 유학을 간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한국유학생들로 인해 미국교수들이 세 번 놀란다고 한다. 우선은 원서에 첨부한 TOEFL GRE 성적이 너무 높아서 놀라고, 다음으로 막상 만나보니 영어를 한마디도 못해서 놀라고, 마지막으로 학위를 받고 떠나는데도 여전히 영어를 못해서 놀란다는 것이다.

정보습득과 문화교류의 기본도구 영어
김 교수는 오늘날 영어라는 것이 마치 휴대전화처럼 의사소통과 사교생활, 그리고 정보습득과 문화교류의 기본 도구가 되었다면서 따라서 영어를 못하는 것은 마치 휴대전화가 없는 것만큼이나 우리를 단절시키고 불편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언어장벽 때문에 외국인들과 직접 교류하지 못하고 통역이 필요한 순간, 우리의 삶은 이미 한 단계 뒤처지고 만다는 것이다. 이를 부정하거나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문제는 이런 고민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것이다.
김 교수도 기고문 말미에서 이런 고민을 드러내고 있다. 사실 그동안 영어가 약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손해와 불이익을 당해왔느냐면서 그런데도 우리는 왜 아직 영어를 못하는 것인가? 하면서 문제제기를 한 뒤 과연 어떻게 해야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졌다.

영어 마스터의 키 = 정통 영어 학습 (기본기 습득)
결론적으로, 영어의 모든 기본기들은 한국에서 배워야 하는 것이지 절대로 영어권 국가에서는 배울 수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자만이 영어를 마스터할 수 있는 키를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보니, 회화 위주의 영어 학습인 어학연수, 짧은 기간의 유학에서 오는 단순 영어 습득이짝퉁 영어(broken English)”를 양상하게 되었다. 이러한 짝퉁영어에 습관 되어있는 사람은 웬만해서는 정통 영어 학습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말에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에서처럼, 처음에 잘못 배운 영어가 영원히 짝퉁 영어가 되고 마는 것이다. 제대로 된 기본기를 갖추는 것은 생각보다 쉽기에, 필자는 여러분들에게 반복해서 얘기하는 것이다